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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 리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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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세계에서의 작가의 바램중의 하나는 “독창성”이다.
독창성이란 무엇일까?
자기의 독특한 조형적 호흡을 의미한다.
호흡은 리듬이다.
모차르트에게 당시 오스트리아 최대의 거장인 살르에르가 그의 악보를
의기양양하게 내 보인다.
오만방자한 모차르트의 기를 꺾을 심산이었다.
모차르트는 악보를 보면서 빙긋이 웃는다.
그리고 피아노 앞에 앉는다.
그의 창백한 손가락이 건반을 타고 물 흐르듯이 흐른다.
그런데 이 어찌된 일인가!
살르에르의 교향곡의 악보가 그대로 연주되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곡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모차르트는 살르에르의 악보를 수정하면서 연주하고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살르에르가 작곡하면서 내심 찜찜한 곳, 미처 느끼지 못한 곳을
자기의 원곡보다 더 훌륭히 연주해내지 않는가!
모차르트는 살르에르의 악보의 첫 소절을 보자마자,
살르에르가 원하는 리듬을 포착한 것이다.
"아마데우스”라는 영화의 한 장면이다.
이러한 것이 가능한가??
가능하다.
세상만사에는 형상적이든 비형상적이든 각기 리듬이 있다.
바둑의 경우, 한판의 바둑을 두었을 때
고단자는 몇 백수의 바둑알을 순서대로 다시 놓을 수 있다.
이를 복기라고 하는데 각자의 바둑기량을 다시 서로 점검할 때 쓰인다.
이때 바둑 두는 사람은 바둑의 순서를 일부러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바둑알이 놓여질 마땅한 위치를 직관적으로 파악하여
흐름에 따라 바둑의 길을 찾아가는 길이다.
음악도 이와 같다.
바둑기사가 바둑의 길을 찾아가듯이 작곡가는 음표의 길을 더듬어간다.
흐름의 맥을 찾는 것이다. 이것이 리듬이다.
조각도 이와 같다.
로댕이 내면적 정열을 마치 음의 파장을 쫓듯이
요철덩어리로 유연하게 표현하는 것은 이와 같은 원리이다.
이와 같은 원리가 자연스러운 형태리듬을 만들어 내듯이
좋은 작품은 자기의 호흡을 타고 자기의 리듬을 쫓는다.
이 호흡과 리듬이 깨질 때 작품은 부자연스러워진다.
이 호흡과 리듬은 외형에서 주어지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내면의 반듯한 사고와 감성에서 드러난다.
이때 길이 보이는 것이다.
이것이 창작세계에서 전개되는 조형리듬의 비밀스러움이다.
홍순모 - 조각가, 이화여자대학교 조형대학, 목포대학교 미술학과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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